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공주 마곡사 - 공주터미널에서 버스타고 마곡사 가는길, 공주 당일치기 여행.

#1

토요일 아침. 집을 나선다.
배낭을 메고 이렇게 길을 나서는 것도 참으로 오랜만인듯 싶다. 뭔가 어색해...
그동안 갑작스러운 추위가 무섭기도 했지만 딱히 가고 싶은 곳도 없었고 떠나고 싶은 마음도 예전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마음이 더 복잡해진 탓일까. 아님, 더 편해진 탓일까?
예전에 느껴졌던 그 감정들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그리워지기도 한다.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시간은 정말 무서울만큼 빠르게 흐른다.
나는 그대로 인데 나는 별로 변한 것이 없어 보이는데
나를 따라다니는 '나이'라는 숫자에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1이 더해진다.
언제부터인가 별로 반갑게 느껴지지 않는 연말.

...


얼마전에 신발을 하나 샀다. 등산화 겸 트레킹화.
얼마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웃도어 폐업정리'라는 간판이 눈에 띄어 싼 맛에 구입하긴 했지만
이리저리 검색해보니 흠...원래 싼 신발이라는 ㅠㅠ
암튼, 그냥저냥 편하게 부담없이 신을 수 있어서 좋다. 올 겨울 여행은 이넘과 함께...











서울 남부터미널 8시 발 공주행 버스.

원래는 바다를 보러 가려했다. 그러나...
오늘이 나에게는 그저 평범한 주말의 토요일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런 날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크리스마스이브. 그것도 토요일.
한산한 겨울 바다를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그리 조용하지도 않을 거란 생각...
중요한 건, 그 연인들 사이에서 혼자 거닐 자신이 없다...
그래, 바다는 다음에 가고 오늘은 그냥 비교적 가까운 충남 공주로 가자.
마곡사공산성 정도 둘러보면 하루여행으로 적당할 것 같은데...

눈이 내린다. 그것도 많이.
공주로 가는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세상은 안개까지 더해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잠시 눈이라도 붙였으면 좋겠는데 좀처럼 잠이 오지 않네...심심해...
건너편 자리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이름 모를 이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본다.
나도 저렇게 자고 싶어...




두 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공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우선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마곡사에 가서 먹는 것도 좋겠지만 비빔밥은 좀 지겹다구 ^^;

밥을 먹고 나서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을 체크해보니 심야우등도 있고...걱정할 필요 없겠는걸?
물론 오늘은 늦게까지 있을 생각도 없지만.










터미널을 나오자마자 오른쪽 대각선 길 건너에 버스정류장이 보이는데
저곳에서 마곡사행 7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참고로 공주터미널 앞에는 요렇게 무료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무인 자전거 대여기가 있다.
카드를 대고 버튼을 누르라고 적혀있는데... 무슨 카드를 대라는 거지?? 교통카드? 신용카드??
인기가 많은가봐? 이렇게 한 대밖에 안 남을걸 보니.
마곡사 다녀와서 공산성 갈때 한번 이용해봤음 좋겠는데...이 남은 한 대도 곧 누군가 데려가겠지.
아! 그나저나 오늘은 눈이 많이 와서 타기도 좀 그렇겠다.

일단 지금은 버스나 타러 가자규!!








길을 건너 바라본 공주종합버스터미널.
공주터미널은 (구)터미널과 (신)터미널이 있다고 들었는데 여기는 (신)터미널인 듯.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마곡사행 7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배차 간격이 60분이라고 적혀있다.
대략 매 시간 정시쯤에 이곳을 지난다고 들은것 같은데 일단 기다려 보자구.
현재시각 10시 40분.
시간표라도 붙어 있음 좋을텐데... 내가 못 찾은 건가??

요 길을따라 가면 저~앞에 안개가 끼어 있는 곳이 보이는데 그곳에 바로 '금강'이 흐르고 있다.
참고로 이따 공산성에 갈 때는 저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강을따라 걸어가면 된다.






11시 04분. 버스에 오른다. 생각했던 시간에 버스가 와서 다행~!
요금은 현금 1,200원. 서울에서 쓰던 BC교통카드 사용 가능.

여행객은 나밖에 없어 보이는 낯선 버스 안.
버스엔 노선도도 없고 안내방송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들 익숙한듯 자신의 목적지에서 조용히 내리고 빈 자리는 다시 새로운 누군가에 의해 채워진다.
서로가 서로에게 익숙한듯 기사님과 승객들 사이에는 큰 목소리의 정겨운 대화가 오고간다.

"이렇게 눈내리면 운전하기 참 힘들어, 아침부터 햇볕이 쨍쨍하던디 눈은 도대체 언제 왔댜~?"
"내가 어제 1시에 자서 4시에 일어났는디. 일어났을땐 벌써 그쳐 있더라구. 잠자는 사이 눈이 싹 내리구 도망갔슈~"

아하~! 공주엔 아침엔 눈이 안오고 간밤에 모두 내렸구나...ㅋㅋㅋ ^^
암튼, 마곡사는 이 버스의 종점이고,
버스도 그곳에서 20여분 머물다 다시 터미널 방향으로 출발하니까 언제 내려야 할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마곡사에 가까워질수록 사람이 점점 줄더니 이제는 나와 아주머니 두 분만 남았다.
조용해진 버스 안. 창밖으로 보이는 겨울 풍경.

아름다움. 그리고 낯설음.

내가 여행을 떠나는 건, 꼭 목적지에 있는 그 무언가를 보기 위해서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목적지의 풍경이 멋지든 아님 볼거리가 하나도 없든...그것은 사실 나에게 별로 중요치 않다.
출발할때의 그 설레임,
처음 와보는 곳에 덩그러니 혼자 서있을 때의 그 낯설음, 약간의 두려움.
그리고 나를 알아보는 이 하나 없는 사람들 속에서 느껴지는 편안함? 자유로움?...
아마도 그런 느낌이 좋아서 떠나는 건 아닐까...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종점, 마곡사 주차장.
바닥에 굵은 바퀴자국들만 보이고 사람 발자국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생각보다 많이 조용한걸?

지금의 마곡사는 갑사나 동학사에 비해 명성이 덜하고 관람객도 적다고 하는데
덕분에 오붓하고 한가하게 거닐수 있어서 나는 더 좋다. ^^









식당들 사이를 지나 마곡사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맞이해 주는 일주문.


...

태화산 기슭의 맑은 계곡을 끼고 위치한 마곡사는
백제 의자왕 3년(643) 자장율사가 창건하고 명종2년(서기1172)에 보조국사가 중건하였다.
마곡사란 절의 이름은 신라보철화상이 법문을 열때 모인 대중이 삼밭의 삼대(麻) 같이 많다하여 마곡사(麻谷寺)라 이름 지은 것이라 한다.
조계종의 대전, 충남 70여 사찰을 관장하는 대본산이며 춘마곡 추갑사라는 말이 전해질 만큼 봄 경치가 뛰어나다고...

...

(참고로 마곡사 입장료는 2,000원)


일주문을 지나서 생각보다 한참을 걸어들어간다.

겨울에 내린 눈은 봄으로 치자면 꽃과 같다고 해야할까?
자칫 밋밋하고 삭막하게 보일 수 있는 풍경에 겨울 특유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니 말이다.
세찬 겨울 바람에 눈보라가 휘몰아쳐도 마음만은 따뜻 ^^










이제 거의 다왔나봐...
마곡사는 계곡과의 아름다운 조화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태화천이라는 이 계곡은 마곡사 둘래를 감싸고 관통하며 이름처럼 태극 모양으로 휘어져 흐른다고 한다.












영산전이라는 건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현재 남아있는 마곡사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들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보수공사 중. 2012년 11. 05일까지...












영산전이 있는 구역 옆으로 조금 떨어져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던 해탈문.
마곡사의 정문으로서 이 문을 지나면 속세를 멋어나 불교 세계를 들어가게 되며
해탈을 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Are U Ready...? ^^










해탈문을 지나 사천왕님께 인사도 드리고...
그렇게 사천왕문을 지나면













드디어 마곡사 영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다리건너 범종각도 보이고 왼쪽으로 대웅전도 보이고...
생각보다 넓지는 않지만 오밀조밀 왠지 정감있게 느껴졌다.












안녕? 반가워~~ 이름이 뭐니?
만져도 되니? 물지마...물지마라...안 물을거지??
조심스레 손을 뻗어 허벅지를 살살 쓰다듬어주니 금새 벌러덩 드러누워 나를 느끼던(?) 녀석.
배에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오늘 날씨가 좀 춥지??










마곡사 5층석탑.
그 뒤로 대광보전. 그 위로 대웅보전이 자리한다.

이야...한산해서 너무너무 좋네~!











이곳은 스님들 공부하시는 곳인가?
어쩐지 들어가기 좀 거시기...













대광보전은 뒤에 있는 대웅보전과 함께 마곡사의 본전으로 둘다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내부에는 비로자나불이 있는데, 경북 영주에 있는 부석사처럼 부처님이 정면이 아니라 서쪽에서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대웅보전에도 올라가볼까?














대웅보전은 보기에는 2층으로 보이지만 내부는 통층으로 되어있다.
현존하는 전통 목조건축물 가운데 많지 않은 중층건물로 아름다운 조형미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전각내부에는 싸리나무 기둥이 넷이 있는데
사람이 죽어 저승의 염라대왕 앞에 가면 마곡사 싸리나무 기둥을 몇 번이나 돌았느냐고 물어
많이 돌았다고 할수록 극락길이 가깝고 아예 돌지 않았다고 하면 지옥에 떨어진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고
또 이 기둥을 안고 돌면 아들을 낳는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이 싸리나무 기둥은 윤기가 나고 손때가 묻어있다고...







지붕에 하얗게 소복이 내려않은 눈 때문에 더 고요하게 느껴졌던...














겨울, 마곡사 대웅보전 앞에서...














먼 곳에서 손님이라도 오셨나?
스님들의 안내를 받으며 이곳저곳 구경하시던 분들.
앗! 아까 그 검둥 강아지도 따라나섰네~! 옆에 계신 분이 주지스님일지도...

대광보전 옆에 있던 위의 세 건물 중에 가운데 있는 건물은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입산 수행 하셨던 곳이라고 한다.









그곳엔 이렇게 백범 김구 선생님 사진이 걸려있는데
책이 아니라 디테일이 살아있는 생생한 사진으로 직접 보니 그 느낌이 훨씬 와 닿았던...













옆길로 빠져나오면 태화천이 흐르는데 왠지 요 돌다리를 건너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혹시나 미끄러지진 않을까 조심 조심...













돌다리 한가운데에서 바라보는 태화천.
감상에 젖어 아무생각 없이 바라보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저 깨끗한 눈밭으로 한 걸음 내딛을 지도 모르겠다.
조심!! 눈 밑엔 물이 있다규~~












백범 명상길이라...
그냥 돌아가기 허전하니까 짧은 길이라도 한번 가보는게 좋겠군!
어디보자...
시간도 그렇고 오늘은 저 빨간길을 따라 삭발바위와 군왕대를 거치는 50분짜리 코스가 좋겠네~











대화천을 따라 조금 걸어가니 바로 삭발바위라는 곳이 나왔다.
요 앞에 전망대 옆에 있는 커다란 바위가 삭발바위인데 지금은 눈에 덮여 잘 보이지 않는다.
근데 삭발바위?? 왠 삭발??

삭발바위는 김구선생께서 승려가 되기 위해 삭발을 하신 곳으로
상투가 잘릴 때 눈을을 흘리셨다고...

...

사제 호덕삼이 머리털을 깎는 칼을 가지고 왔다.
냇가로 나가 삭발진언을 쏭알쏭알 하더니 내 상투가 모래위로 툭 떨어졌다.
이미 결심은 하였지만 머리털과 같이 눈물이 뚝 떨어졌다... - 백범일지 中 -

...



군왕대 가는 길, 태화천을 가로지르는 어느 다리 위에서 만난 나.
조금은 쓸쓸해 보이지만 난 괜찮아...
안녕?












어우~ 저 눈보라 봐~~
카메라 젖을라...재빨리 한 장을 담고 주머니에 집어 넣는다.
오늘은 눈보라도 와이리 멋있노...












풍경을 감상하며 몇개의 다리를 건너고
발자국 놀이도 하고 겨울 그림도 담아보고...그렇게 한참을 걸었는데 좀처럼 군장대는 나올 생각을 않는다.












이 길은 대체 어디까지 이어지는 거야? 끝은 있는겨?? 군왕대 가는 길이 이 길이 맞긴 한건지...
왼쪽에 보이는 전통불교문화원이라는 곳을 지나 안내지도를 다시 만나고서야
내가 군장대 진입로를 한참이나 지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올 겨울에 처음 만나는 이런 겨울 풍경에 너무 취해있었나? 이정표도 못보고 지나온걸 보면 말야.
하지만 뭐... 괜찮다구. 그만큼 좋았다는 거잖아. 서두를거 없이 그냥 천천히 다시 내려가자구~









눈도 내렸고 갈림길에 요렇게 작게 이정표가 붙어 있었으니 못보고 지나칠만 하쥐...^^;
근데 바닥을 보니 발자국이 하나도 없네? 아마도 오늘은 내가 처음인가봐. 어디가 길인지도 모르겠다.
이래서 내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지나쳤구나! 길이 아닌줄 알고...

처음으로 발자국을 남긴다는 사실이 기쁘기는 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발걸음을 돌렸다.
옆에 있는 이 산을 올라야 하는거 같은데 눈이 내려 길도 구분이 잘 안되고
발자국도 없는 길을 찾아 가기엔 좀 그랬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겠고...
이따가 공산성에도 가야 하는데 그곳을 포기하면 모를까 암튼, 지금은 좀 아니다 싶다.
그래, 오늘 마곡사는 여기까지...! 먼 훗날 또 찾아올 날이 있겠지 모.

다시 마곡사쪽으로 내려가는데 문득 아까 김구선생님 사진 밑에 적혀 있던 글귀가 떠올랐다.

...

눈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가 가는 이 발자취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

...

누가 군장대 가는 길에 발자국좀 내주세요~~~ ^_^;


마곡사야 잘 있으렴, 난 이만 가볼께.
다음에는 날씨 따뜻한 날 다시 한번 찾아올께~
안녕...











주차장에 도착하니 버스가 안 보인다.
버스 시간을 물을 겸 슈퍼에 들어가 커피 한 캔을 사며...

"버스 몇시에 오나요?"
"...올 때가 지났는데 안 오네...오늘 안 들어오려나?"
"네????  버스가 안 들어올 수도 있나요??"
"가끔 그럴 때도 있어요. 2시에 출발하는 차니까 좀 기다려 봐요."

헐...

눈도 와서 길이 나쁘고 사람도 없을 땐...가끔씩 안 들어온다고...
그렇게 슈퍼를 나오는데 저 멀리서 들어오는 버스가 보였다.
와우~~~ 이렇게 반가울 수가!! 괜한 걱정을 했구나.

버스는 이곳에서 정차했다가(기사님도 내려서 한참동안 휴식을...) 매시 정각에 터미널 방향으로 출발을 하는듯 보였다.
터미널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시내에서 출발하여 터미널을 거쳐 이곳 마곡사를 왕복하는 버스는 두 대 있는것 같다.
그래서 배차시간이 60분!

아하...그래서 주민분들이 기사님과 그렇게 친했구나!
기사님도 두 분일 테니까...^^




#2 에서 계속...
신고
Trackback 0 Comment 5
prev 1 2 3 4 5 6 ··· 36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