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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사라진 빨간 우체통.


김광진 3집, < It's Me >    

- 편 지 -    



집 앞.

이 곳에서 이십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하루에 적어도 두 번 이상 이 길을 지나다녔으리라.
오늘도 여느 날과 다름 없이 나는 또 하루를 왕복한다.
지겨워,,,

일본 방사능 공포(?)로는 모자랐는지 이제는 중국에서 봄을 알리는 황사 바람이 불어온다.
봄은 다 좋은데 황사가 문제란 말이야. 중국 아저씨들...어떻게 좀 안되겠니??
괜시리 얼굴도 찝찝하고 입술에 붙은 흙먼지가 자꾸 씹히는것 같고.
간밤에 자동차 위에 내려앉은 모래먼지들을 보고 있노라니 이거 숨을 쉬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집 앞 우체통.

아마 나보다 훨씬 오랜 시간동안 이 동네 이 자리를 지켜왔을 빠알간 우체통.
오늘은 이상하게 요 빠알간 우체통이 눈에 들어왔다.
보통땐 있는지 없는지 모를 만큼 조용히 있던 이 녀석이 오늘은 어인일로...?
가슴팍엔 평소 보지 못했던 하얀 종이를 붙여 놓고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 걸까.









"나 이제 떠나요..."

나에게 작별인사를 건넨다.
떠날 때가 벌써 지났건만 아직 떠나지 못한건 아마도 나와 마지막 작별 인사라도 나누고 싶었나...^^

우체통이 하나 둘 사라져 간다는 건 그만큼 편지를 쓰는 사람이 없다는 거겠지.
나조차도 이 우체통을 이용해본 지가 언젠지 기억조차 않나는걸...
항상 나를 기다리는 건 편지함을 가득 채운 각종 고지서와 광고물 뿐...
아마 먼 훗날엔 이 우편들 마져 사라져버리겠지.
암튼, 주변을 살펴보면 조용히 사라져가는 것들이 은근히 많은것 같아서 가끔 섭섭해.

...

그나저나 요즘 일반우편 우표 한 장에 얼마지?
내 주위에 얼마인지 아는 사람이나 있을까??
흠...



편지는 요렇게 생겼어요. 요즘 어린이들은 처음 보죠?? T.T

예전 학창시절에 한창 펜팔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중학교 때였나? 하이틴 잡지 맨 뒤에는 항상 펜팔을 원하는 친구들의 소개와 연락처가 적혀있곤 했다.
나에게도 중학생때 시작해서 학창시절 내내 꽤 오랜 시간 편지를 주고 받은 펜팔친구가 있었다.
지금도 책상 서랍에서 조용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100여통의 편지들. 쉽게 버릴 수가 없다.
정성스럽게 펜으로 편지를 쓰고, 어떤 모양으로 접을까 고민도 하고
그리고 나중엔 우표 뒷면에 침을 듬뿍(?)발라 떨어지지 않도록 꾹꾹 눌러 붙이곤 했었지.
편지가 내 손을 떠난 그 순간부터 답장이 오기까지 기다리던 그 시간 동안의 설레임....
아는 사람은 안다.^^
간밤에 쓴 편지를 다음날 아침 읽어보고 차마 부치지 못했던 기억도.

그 친구와는 아쉽게도 대학생활을 하고 군대시절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겨버렸고
나중에 우연히 알게된 그 친구의 이메일 주소로 몇번 소식을 주고 받았지만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이메일은 편지가 주었던 그런 느낌을 절대 채워주지 못했다.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그 친구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립다.
그리고 미안하다. 내가 노느라(?) 너무 소홀했었어...



머리 위, 파란 하늘을 사정없이 가로지르는 저것은 무엇이더냐...?
그 이름은 CCTV













이제 그 어느 곳에서도 비밀은 없다.

좋은거야? 나쁜거야??
늦은 밤, 그녀의 집 앞 가로등 밑에서(^^) 작별의 키스를 나누는데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기분은 별로겠다. 그치??










얼마전 새벽에 뜬 달이 Super Moon 이라 불리는 큼직한 보름달 이었다는데
오늘은 준 슈퍼문 정도 되는것 같군.
요즘 슈퍼문 재앙설로 말들이 많다던데 그런것까지 신경쓰기엔 인생은 너무 짧다구.
인간이 한 오백년 정도 산다면 관심좀 가져보겠는데 말야...











아... 정말 밝긴 밝구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



...

우체통은 그렇게 떠나버렸다.

...




2011.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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