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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 수원역에서 수원화성 가는길. 성곽예술의 꽃 화성 걷기.


봄. 봄. 봄. 봄이다.

서울에서 조금 먼 곳으로 떠나고 싶었지만 요즘 주머니 사정이 별로 좋지 않은 관계로...^^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로 갈 수 있는가까운 곳을 물색해봤다.
아직 가본 곳보다 가봐야할 곳이 더 많지만 그 중에서도 오늘 택한 곳은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한 '수원화성'.

수원화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한 유네스코는 그 선정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18세기 군사건축물을 대표하는 것으로
당시 유럽과 아시아 성곽의 특징을 통합한 구조를 보여주는 역사적 중요성을 띠고 있으며
아시아 지역에서는 만리장성을 제외하고는 비교될만한것이 없을 정도이다...

날씨도 걷기에 아주 좋은 날씨다.
많이 걸어야 하는 곳은 이왕이면 여름이 오기전에 다녀오는 것이 좋지 않을까??

...




수원역.

오랜만에 찾은 수원역은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정말 복잡했다.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버스정류장도 많고...
사람으로 북적대는 곳을 싫어하는 지라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수원화성은 어디로 가야하는 거지??










수원역, 그리고 주변 버스정류장 위치.

수원역 앞에는 대충 보더라도 정류장이 10개 정도 있는것 같다.
또한 화성에 가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다.

수원 화성이 워낙 넓고 문도 여러개이기 때문에 화성의 어디부터 시작할지 고민하다가
수원역에서 가깝고 화성의 실질적인 정문에 해당한다는 '팔달문'으로 가기로 했다.
팔달문은 '남문'이라고도 불린다.

버스를 타고 팔달문으로 가기 위해서는
수원역 1번출구 나와 왼쪽으로 쭉 걸어가면 나오는 D.북측정류소 이용하는 것이 제일 편하다.
정류소로 가는 길 중간에 수원역관광안내소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팜플릿 하나 얻어가도록 한다.
만약 화성까지 걸어가고 싶다면 팜플릿에 나와있는 수원지도를 참고하면 보다 수월하게 찾아갈 수 있다.





북측정류소.

암튼, 오늘은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버스마다 다르겠지만 팔달문은 수원역 북측정류소에서
11, 13, 13-3, 36, 39 번 버스를 타고 4~6정거장 정도 가면 되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다.

다른 정류소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북측정류소는 사람도 정말 많고
정류소가 워낙 길어서 타야하는 버스를 눈앞에서 놓치기 쉽다.
버스와 사람에 가려 보이지도 않던 버스가 내 앞쪽으로는 오지도 않고 저 멀리서 정차했다가 그냥 떠나버리기 일쑤다.








팔달문.

버스는 팔달문 바로 옆에서 내려준다.
아쉽게도 팔달문은 지금 보수 공사중!
봄이라서 그런지 팔달문 뿐만 아니라 화성내 곳곳에서 보수공사중인 곳이 많이 있었다.

생각과는 달리 팔달문은 성곽과 연결되어 있지 않고 혼자 덩그러니 도로 한 복판에 있었고 가까이 가볼 수도 없다.
버스에서 내려 성곽이 나오면 성곽을 따라 걷기 시작하려 했는데 주변을 둘러봐도 성곽은 보이지 않는다.
잠시 당황...







팜플렛을 펼쳐든다.
오호라...팔달문만 이렇게 연결이 되어있지 않은 게로군...
일단 '동남각루'쪽으로 걸어가 본다.

'동남각루'를 시작으로 성곽을 따라 시계반대방향으로 한바퀴 돌고
시간봐서 성 내에 있는 '화성행궁'에 가보면 되겠군!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앞쪽에 'Fine Art st.'거리가 나온다.
이곳으로 쭉 걸어들어 가면 '지동시장'이란 곳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왼쪽 위를 바라보면 '동남각루'가 보인다.
계단을 따라 동남각루로 올라가 본다.













오늘 수원화성 여행의 시작점, 동남각루(東南角樓).

'각루'는 성곽의 비교적 높은 위치에 세워져 주변을 감시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비상시 군사지휘소 역할을 하는 곳이다.
화성에는 동남각루를 포함 4개의 각루가 있다.












동남각루 앞에서 팔달문을 바라본다.

팔달문 뒤쪽으로 또 다른 성곽이 보인다. 여기서 시작해 화성을 한바퀴 돌면 저곳으로 내려오게 된다.
원래는 1920년대까지 저 성곽과 팔달문 그리고 지금 서 있는 이곳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팔달문이 도로 한가운데 섬처럼 자리하고 있지만 머지 않아 예전처럼 연결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거라 한다.

바로 앞에 보이는 공사는 남수문 복구 공사.
수원 화성엔 남북을 관통하여 물이 흐르고 있는데 수문의 옛모습을 복원한다고 한다.
아무튼, 수원화성은 지금 이곳저곳 공사가 한창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한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MP3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오늘 기분에 어울리는 음악은 뭘까?

...

화성을 걷다보면 사진에서 처럼 성곽이 바깥으로 튀어나간 부분이 종종 보이는데
이렇게 성벽에서 돌출된 곳을 '치성(雉城)'이라 부른다.
치성은 거의 100미터 간격으로  성벽의 일부를 돌출시켜 성벽에 접근하는 적을 측면에서 공격할 수 있도록 한것인데
'치'는 원래 꿩을 가르키는 말로 자기몸을 감추고 주위를 감시하는 꿩의 습성에 빗댄 것이라고 한다.
산성을 중시하던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성곽에서는 볼 수 없었던 수원 화성의 또 하나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



봉돈.

평상시엔 하나의 봉화만 사용하고 적이 멀리 보이기 시작하면 두 개, 가까이 왔을땐 세 개,
싸움이 벌어졌을때는 네 개. 그리고 다섯 개는 적군이 이미 자신의 구역을 점령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나저나 봉돈도 보수공사중으로 안으로 들어가볼 수는 없다.











수원화성은 성 안쪽으로도 실제 집들이 성 밖과 다르지 않게 동네를 이루고 있다.
집 모양들이 이국적으로 보여 사진에 담아 보았다.














동남각루에서 시작해 조금 걷다보면 넓은 잔디밭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곳은 사람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수원화성 내의 넓은 광장이라고 보면 될듯.
암튼, 이제야 비로소 화성에 온 느낌이 든다.

오른쪽에 보이는 문은 창룡문(蒼龍門)으로 화성의 4대문 중 동쪽 대문이다.
왼쪽에 하얗게 보이는 것은 동북 공심돈(속이 비어있는 망루)인데 이 또한 보수공사중이다.
수원 화성의 대표적인 건축미를 보여주는 건물이라는데 이래저래 아쉽다.









창룡문(동문).















성벽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성 밖을 따라 걸어보는 것도 좋을듯.















화성을 관통하는 넓은 도로 위를 자동차들이 지나다닌다.
다른 성들처럼 성곽 내부를 따로 가두어 놓지 않은 점이 처음에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곳 창룡문쪽만 이렇게 넓은 잔디 광장이 있고
나머지는 성 밖과 특별한 차이를 느낄 수 없이 일반 시내, 동네의 모습을 하고 있다.











동장대(東將臺).

동장대는 성 주변 사방을 한눈에 꿰뚫면서 장병들을 지휘하는 곳이다.
멀리 창룡문이 보이고 그 사이에는 활쏘기 체험장을 비롯해 여러 관광시설이 밀집해 있다.












동장대 뒤편에 있는 이것은 뭘까?
바로 투석(投石)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던지기 위한 '돌'이다.
성벽에 접근하는 적들에게 투척하던 돌로 준비가 쉽고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
성을 방어하는 무기로 오랫동안 사용되었다고 한다.
How old are you??











활쏘기 체험장.

앗. 예전에 해미읍성 갔을때 해보지 못했던 활쏘기나 한 번 해볼까??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 외국인들에게 인기 만점인 곳!
모든 사람이 동시에 활을 쏘고 자신이 쏜 화살은 직접 주워와야 하는 수동시스템!!^^











활쏘기체험장 옆에는 관광안내소가 있는데 이곳에서 화성열차표도 구입할 수 있다.
성인 1,500원 이었나?? 열차를 타면 성 내외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데 오늘은 성곽길을 따라 걷고 싶은 마음에 패스~
걷는것을 좋아하지 않거나 시간이 촉박할 때는 열차코스를 살펴보고 한번 이용해봄직하다.
무엇보다도 열차타는건 재밌잖아~!












용머리 형상을 하고 있는 빠알간 화성열차.
오늘은 구경만...














자! 이제 혼잡한 곳을 벗어나 다시 한적한 성곽길을 따라 걸어볼까?















화홍문(북수문).

수원 화성을 남북으로 관통하여 흐르고 있는 수원천 위에 세워진 국수문으로 일곱개의 반원형 수문이 인상적이다.
물줄기와 성곽이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자연조건을 적절히 활용하여
군사적 목적과 미적 성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하겠다.











성곽 바로 안쪽에는 평범한 주택가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런 모습들이 처음엔 무척 신기해 보였다는...
왼쪽에 보이는 빨간색 건물은 모자박물관이었나??














이것은 홍이포(紅夷砲)라는 포인데 앞에 모텔을 겨냥하고 있는 모습이 우스워서 사진에 담아 보았다.
저 모텔 투숙객이 이곳을 바라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














수원화성의 북문인 장안문.

이렇듯 화성은 중국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평산성의 형태로
산으로 둘러싸인 폐쇄적인 입지대신 교통이 원활한 평지를 택했고
중심부에는 의도적으로 십자형 도로를 내고 가로변에 상점이 늘어서도록 해 하나의 상업중심지구를 설정했다고 한다.











해질무렵, 서정적인 분위기에 젖어 천천히 걷고 있는데
갑자기 한 무리의 비둘기 떼가 갑작스레 달려든다.

왜그래? 나에겐 먹을 것이 없다구!!












왼쪽이 '서북공심돈', 그리고 그 옆으로는 '화서문'(서문)이 있다.

아까 보수공사중이라 보지 못했던 공심돈을 이곳에서 다시 보게 되는구나!
공심돈은 말 그대로 속이 비어있는 망루를 말하는데 성곽 주위와 비상시에 적의 동향을 살피기 위해 만들어 졌으며
수원 화성만의 독창적인 조형미를 보여준다.
벽을 수놓고 있는 총안들은 공격은 물론 안쪽 조명 역할까지 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화성에서 벽돌벽을 최초로 사용하였는데 특히 공심돈 축성에서 벽돌의 사용은 절정을 이루었다고 한다.









수원 화성은 도시 주변에 별도의 산성을 두지 않았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얼마전 다녀온 서산 해미읍성처럼 조선시대의 일반 읍성은 성벽에 특별한 방어시설을 두지 않았다.
이것은 읍성이 주민의 출입을 통제하는 정도의 느슨한 기능을 수행하는 데만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전쟁시에는 읍성 부근에 험준한 산 속에 설치한 산성에 주민들을 대피시켜야 했다.

그러나 18세기 실학자들은 유사시 산성에 대피하는 방법을 버리고
평상시 거주하는 읍성을 방어에도 적합하도록 튼튼히 꾸미는 방안을 제시했다.
화성은 이러한 실학자들의 제안이 처음으로 실현된 성곽이라고 볼 수 있다.
성벽 길이를 지나치게 늘이지 않는 대신
이제까지 어떤 성곽에도 설치한 적이 없는 다양한 방어시설을 최대한 많이 설치한 점이
기존 성곽과 다른 화성의 특징인 것이다.





보기에는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만 각각 왼쪽, 아래, 오른쪽으로 다른 방향을 향해 구멍이 나있다.















화성의 가장 높은 곳을 향해 슬슬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느닷없이 커다란 백구 한마리가 헐떡거리며 내려온다.
유기견 같은데 불러도 대답없이 그냥 지나쳐 간다. 집나온지 꽤 오래됐나봐...
설마 혼자 산책중은 아니겠지??












서노대(西弩臺)와 서장대(西將臺).

드디어 화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왔다.
이곳에선 사방으로 수원시내가 시원스래 내려다 보인다.
화성에 와서 이곳을 놓치면 후회할 정도로 전망이 정말 최고!!

정 8각형인 노대는 성 가운데서 다연발 활인 쇠뇌를 쏘기 위하여 높이 지은 것을 말하며
장대는 성곽 일대를 한눈에 바라보며 화성에 주둔했던 군사들을 지휘하던 지휘소를 말한다.








이곳에서는 정말 수원 일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훤히 내려다 보였을것 같다.
와우~! 지금은 성 밖이 아니라 성 안쪽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바로 밑으로는 '화성행궁'이 보인다.
아무래도 화성행궁은 다음기회에 둘러봐야 할것 같다.
시간도 다섯시가 훌쩍 넘었고 오랜만에 걸었더니 다리도 조금 아프고 발에 땀이 장난아니다.
신발을 벗으면 과연 어떤 냄새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런지...^^

암튼, 서장대에 오면 처음 만났던 팔달문(남문)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







암문.

이름처럼 눈에 잘 띠지 않는 문.
전시를 대비한 비밀통로로서 적이 알지 못하는 출입구로 마련되었고
은밀하게 사람이나 가축이 통과하고 양식을 나르도록 한것이다.

이제 팔달문까지 얼마 남지 않은것 같아서 암문을 통해 성 밖으로 나와 조금 걸어보기로 한다.
안쪽으로 걷는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포루.

치성처럼 성벽에서 돌출되어 있는 이 곳은 포구라 불린다.
안쪽에서 화포로 적을 공격한다.
꼭대기에는 군사들이 몸을 숨기기 위한 건물을 세워 마치 포루에 기와지붕을 씌운듯 보인다.
화포로 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든  열쇠구멍 모양의 총구들이 인상적이다.










길다랗게 만들어진 이 구멍은 무슨용도로 쓰였을까?
아래쪽을 향하고 있는 이 구멍은 성벽에 접근한 적을 감시하는 구멍인 '현안'이라는 것으로
짧을 화살을 쏘기에 알맞게 되있다고 한다.













나는 지금 수백년의 시간 앞을 그냥 잠시 스쳐지나가고 있는 건가...^^















이제 마지막으로 '서남암문'을 지나면














어느덧 처음 버스에서 내렸던 팔달문이 보이기 시작한다.
걸으면서 언제쯤 팔달문이 나올지 궁금했었는데 막상 팔달문이 눈앞에 나타나니 반갑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이것저것 딴짓을 많이 하면서 걸어서 그런지 4시간 정도 걸렸다.
그냥 천천히 화성 성곽길을 한바퀴 돈다면 2~3시간 정도 생각하면 될것 같다.

...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항상 발걸음도 무겁고
기분도 조금은 쓸쓸하고 뭔지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집에 가기 싫다~

...




2011. 0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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